영겁의 깊이
박찬우
감히... 영겁의 시간, 그 깊이를 담는다 너무 거창한 말이다. 그러나 그러고 싶었다. 내가 이 곳에 있기 전, 오래 전부터 여기에 있던 그대로의 것들을 담고 싶었다. 하늘, 바다. 산, 강, 바람 등,. 하늘, 바람처럼 형태가 없지도 산, 바다처럼 너무 크지도 않은 내 두 손바닥에 꼭 들어오는 크기의 조그만 돌에서 하늘보다 더큰, 바
다보다 더 깊은 무게감을 느낀다. 그것은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쉼 없는 파도와 흐르는 물살에 서로 서로가 부딪치며 그 무수한 세월을 의연한 침묵으로 받아낸 내
공이다
나와 합(?)이 맞는 놈을 찾으러 전국을 다닌다. 2009년부터 주위에 물어물어 그리고 수석동호회 사이트도 기웃거리며 연천, 양양, 홍천, 평창, 영원, 원주, 정선, 태백, 삼척, 제천, 충
주, 단양, 봉화, 영주, 안동, 울진, 영덕, 울산. 경주. 거제, 통영, 남해, 여수, 고흥, 구례, 완도, 안면도, 태안, 제주 등을 다녔다. 그중에 여수 돌산도와 봉화는 20회 이상을 다녔다. 짧게는 한 시간 반 길게는 5시간을 운전해 가서 네 다섯시간을 아무도 없는 돌밭을 걷는 과정이 나에게는 치유의 시간이고 혼자만이
누리는 조그만 사치이다
그 돌들을 담아 와서 studio에서 촬영한다. 항상 같이 있었던 물과 함께,.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는다
나는 투철한 환경론자는 아니다
그렇지만 그래야 할 것 같다 낮은 자세로...
2015년 9월